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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 Check Interview in Korean

전 음악을 들을 때 모양, 물체 그리고 색상을 보게(상상하게) 됩니다. 글렌체크는 음악을 들을 때 몸 안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나요? 눈을 뜬 채로 음악을 듣는지, 감은 채로 듣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음악을 운전 하면서 자주 듣기에 눈을 뜨고 듣는 편입니다. 요즘 파주에서 지내고 있어 운전할 일이 자주 있는데 차에서 음악을 들을땐 스튜디오에서 좋은 스피커나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을 때와는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동차 스피커에서 나오는낮은 음질의 음악을  운전 하며 멍하니 듣고 있으면 세세한 디테일보다 곡의 전체적인 느낌이 더 와 닿아서 좋더라고요.

음악에 대한 첫 걸음은 무엇이었나요? 아티스트가 되기위한 하나의 트레이닝/배움이 있었다면 이것을 통해 무엇을 얻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할아버지께서 첫 악기인 기타를 배웠습니다. 당시에 간단한 스케일 정도만 배웠었는데 제가 악기 그리고 음악에 점점 빠지게 해준 계기가 되었기에 항상 할아버지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제가 기타를 물려 받게 되었는데 가끔 글렌체크 공연에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멋진 무대에서 연주되고 있는 오래된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를 보며 하늘나라에서 흐뭇해 하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종종 상상하곤 합니다. 두번째 질문에 답하자면, 저는 예술인이 되는 것이 훈련을 통해 가능할 뿐 아니라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선천적인 감각이 좋거나 재능이 있어도 시간을 단축할 뿐 결국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어떤 분야에서 장인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특별한 재능이 없어 보여도 꾸준한 연습과 노력을 투입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누구나 언젠가는 훌륭한 예술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은 13-16세 사이에 가장 깊고 예리한 음악적 경험을 한다고 합니다. 그 나이에 음악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고, 그 이후 어떻게 변화했나요?

처음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인데 그때가 제가 마침 락과 일렉트로닉 음악을 접하게 된 시기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언니네 이발관, 슈가도넛, 허밍어반스테레오와 같은 한국의 인디 음악을 많이 듣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엄청나게 다양한 음악을 접하게 됐지만 그때 들었던 음악은 꾸준히 제 플레이리스트에 찾아 넣게 되는 것 같네요.

글렌체크가 음악에 접근할때, 핵심 아이디어는 무엇인가요? 창작에 동기부여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창작을 할 때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다양성입니다. 글렌체크를 처음 시작했을 때 한 장르를 고집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음악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두었습니다. 이는 저희가 락, 힙합, 일렉트로닉,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했고 저희의 창작물에 여러가지 요소를 접목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러 장르를 섞으며 새로운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저희에게는 재미이자 영감이고 계속 음악을 만들고 싶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브루스 더피(미국의 클래식 음악계에서 유명 인터뷰어 인것 같음.. 중요하진 않습니다.) 질문을 인용해 질문할게요. "음악적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나요, 아니면 아이디어를 발견한다고 할수 있을까요?”

둘 다 일리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후자에 더 공감합니다.. 저에게 음악적 아이디어란 음악적 요소의 조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멜로디는 음과 리듬의 조합, 코드는 여러 음의 조합, 가사는 단어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조합 혹은 적어도 조합 될 수 있는 가능성 만큼은 어딘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누군가가 발견을 해서 음악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폴사이먼(사이먼앤 가펑클 멤버 말하는듯..) 은 "제 음악을 들 때 전 코드나 가사 중심으로 듣지 않습니다. 음악에 대한 제 첫 인상은 전체적인 사운드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글렌체크의 사운드를 어떻게 정의할수 있을까요?

저도 저희가 만든 음악을 다시 들을 때 비슷한 감정으로 접근하는 것 같아요. 코드나 가사와 같은 구체적인 요소는 곡을 만들면서 수없이 들었기에 잘 집중해서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고 그런 것보다 곡의 전체적인 느낌 그리고 여러 요소들이 서로 조화롭게 구성되었는지에 집중해서 듣게 됩니다.

사운드, 노래 그리고 리듬은 우리 주변에 존재합니다. 인간이 만들어내지 않은 소리들과 관련하여 여러분이 경험한 가장 감동적인 경험은 뭔가요? 그런 소리를 ‘음악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유튜브에 귀뚜라미 울음 소리를 느리게 재생한 영상이 있는데 마치 교회 합창단의 노래소리처럼 들리게 되더라고요. 영상을 보며 어떻게 자연의 소리가 인간이 만들어낸 화성학과 이토록 비슷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더군요. 결국 인간이 만드는 음악과 화음은 자연이 이미 완벽하게 만들어 놓은 것을 흉내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습니다.

아주 깊고 높거나 크거나 조용한 사운드부터 아주 긴/ 짧은, 간단한 또는 복잡한 곡까지. 글렌체크가 음악에서 끌리는 극단적인 요소가 있나요? 그것들이 여러분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나요?

특별히 없습니다. 모든 사운드는 어떻게 사용되고 조합되는지에 따라 좋거나 나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특정 감정이나 무드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특정 곡은 다른 곡에 비해 짧거나 조용하지만 그 이유 때문에 좋기도 하죠. 예를 들어 Elliott Smith의 ‘Say Yes’ 라는 곡이 있는데 2분 정도의 길이입니다. 보통 3분에서 4분 정도 되는 다른 곡에 비해 현저히 짧은 편에 속하죠. 하지만 길지 않기 때문에 곡의 핵심 주제인 간절함이 더욱 강조되고 여운이 더 오래 남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Mew의 ‘Comforting Sounds’ 는 9분 정도 길이의 곡인데 만약 이보다 짧았더라면 곡이 이루는 클라이맥스의 느낌은 완전히 달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글렌체크에게 특별히 소중한 한 작품, 라이브 공연 또는 앨범을 바탕으로 글렌체크의 작업과정을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저희의 작업 과정은 디자인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음악가는 결국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저마다의 창작 과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Gorillaz의 프론트맨 Damon Albarn은 앨범을 완성하기 위해 100여개의 데모를 만들었고 그 중에서 수록될 곡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인터뷰에서 읽은 것을 기억합니다. 글렌체크 앨범을 만들 때는 몇개의 곡이 수록될지, 곡 하나하나의 테마를 미리 정하고 제목까지 지어 놓은 다음에 정확히 그 수만큼의 곡을 만듭니다. 예를 들어 저희 첫번째 앨범 <Haute Couture>에 11개의 곡이 수록 되었는데 저희는 그 당시 11개의 곡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한번도 B-side 앨범을 낼 수가 없었는데 남는 곡이 없었기 때문이죠.

음악을 만들 때 실험을 하거나 과학적인 인사이트를 활용하나요?

저희는 음악을 만드는 과정이 과학 실험과 매우 흡사하다고 생각해요. 특정 음악적 요소들의 조합이 어떤 감정이나 반응을 일으키는지 항상 실험을 하고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하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글렌체크의 작업방식에, 여러분의 삶을 어떻게 반영하나요? 음악을 더 깊게 이해함으로써 삶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모든 예술이 그렇듯 음악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많이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 특정 시대의 분위기나 정신은 문화속에 담기기 마련입니다. 급변의 시기였던 60-70년대에는 락앤롤, 펑크락, 디스코 등이 탄생했고 90년대에 강하게 자리잡은 정부에 대한 반항심은 당시에 유행했던 힙합 음악의 가사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또한 마찬가지죠. 음악가가 창작을 할 때 살고 있는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그러한 영향 또한 작품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음악 작업 혹은 공연이 예를 들어, 좋은 커피 한잔을 내리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일상적인 것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음악으로 어떻게 표현하시나요?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둘 다 연습과 반복이 있어야 좋은 음악이나 커피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또한 둘 다 비록 주관적이지만 얼마나 좋은지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겠지요. 다만 평가에 대한 범위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도 커피를 좋아하지만 눈물이 날만큼 맛있는 커피를 마셔본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커피를 아주 많이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저랑 의견이 좀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

전 "Albedo 0.39" by Vangelis라는 곡을 들을 때마다 감정이 벅차오르는데요. 이 노래는 가사가 그냥 숫자와 값만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글렌체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본인들을 감동시키는 노래나 음악이 있을까요?

저에게 Siriusmo의 ‘der Woche schreien’ 이 그런 곡입니다. 독일어로 부르는 가사 (저는 독일어를 할 줄 모릅니다) 외에 연주 부분은 꽤나 힘차고 춤추기에도 좋은 비트임에도 이 곡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지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전자음악이 감정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완전히 반대를 하는데요, 신디사이저를 비롯한 전자 악기들은 결국 악기일 뿐이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면 어떤 감정이던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에 대한 소원을 하나 빌 수 있다면, 음악 분야의 발전적인 측면에서, 글렌체크가 원하는(~게 됐으면 좋겠다 등)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바람은 음악씬이 더 다양해지는 것입니다. 한국만 음악산업에 유독 특정된 문제일 수도 있지만 특정 장르가 전국적으로 관심을 독점하고 2-3년 뒤에 완전히 사라지고 다른 장르로 대체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유행이라는 것은 원래 돌고 도는 것이라고 하지만 문제는 이런 사이클의 빈도가 너무 빨라서인지 씬이 제대로 정착 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좋게 말하자면 한국의 대중이 새로운 유행에 빠르게 적응하는 하는 것이지만 조화로운 음악 산업 생태계나 로컬씬을 고려했을 땐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 작품 두개 (책, 그림, 음악 등)정도만 구독자들에게 추천해주세요.

조나선 사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은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입니다. 소설인데 대학생 시절 캠퍼스 카페에서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나네요.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는데 영화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Songs: Ohia의 ‘Farewell Transmission’ 은 역사상 가장 저평가된 곡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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